
아스톤 빌라의 새로운 영입선수 도넬 말렌(25)은 유럽 축구계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선수다. 한때는 유망주로 각광받았고, 때로는 표류하는 재능이라 불렸다. 아스널의 기대주였다가, PSV에서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줬고, 도르트문트에서는 좌절감을 안겨주는 선수가 되었다.
말렌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아무도 보지 못했다. 2020-21시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텅 빈 경기장에서 그는 PSV 소속으로 45경기에서 27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로저 슈미트 감독의 4-2-2-2 포메이션에서 에란 자하비와 환상적인 호흡을 맞추며 양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골을 넣었고, 수비수를 제치고 장거리 슛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골문 앞에서 마무리하는 능력까지 갖춘 전천후 공격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말렌의 이러한 성공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여겨졌다. 7살에 아약스 유스팀에 들어갔고, U-10에서는 네덜란드의 전설 데니스 베르캄프의 지도를 받았다. 14살 때는 이미 당시 유럽 최고의 에이전트였던 미노 라이올라와 계약을 맺었다. 2017년 라이올라는 영국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도나룸마는 17세에 이미 국가대표가 됐고, 모이스 킨은 유벤투스에서 잘하고 있지만, 내가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아스널의 도넬 말렌"이라며 그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아스널에서의 시간은 생각만큼 순탄치 않았다. 당시 아스널 유스 개발 책임자였던 스티브 모로우는 "우리는 말렌에게 많은 투자를 했고, 아르센 벵거 감독도 그를 높이 평가했다"면서도 "그가 영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네덜란드에서 부모님이 방문해야 하는 상황 등으로 인해 기대만큼 빠른 발전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도르트문트에서의 3년 반도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도르트문트를 취재하는 루르 나흐리히텐의 위르겐 쾨르스 기자는 "그는 분명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될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몇 주, 때로는 몇 달 동안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고 경기장에서 존재감을 찾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25살의 나이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존재인 말렌. 이제 아스톤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그의 재능을 완성시킬 새로운 도전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