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축구만이 전부가 아니에요" - 뇌졸중 후 복귀한 25세 엘리 뢰벅의 이야기
잉글랜드 국가대표 골키퍼이자 바르셀로나 소속의 엘리 뢰벅이 스페인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하지만 1년 전, 그녀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지난 2월, 당시 24세였던 그녀는 뇌졸중 진단을 받고 더 이상 축구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직면했다.
"시력을 잃었어야 했는데 다행히도 그러지 않았어요. 제가 겪은 것과 같은 뇌졸중을 앓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 시야를 잃게 되죠. 사실상 실명했어야 했는데, 기적적으로 그렇지 않았어요"라고 뢰벅은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2022년 유로 우승과 2023년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잉글랜드 대표팀의 일원이었던 뢰벅은 호주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6개월 만에 예상치 못한 건강 악화를 겪었다. 2023년 크리스마스 즈음, 그녀는 구토감, 어지러움, 피로, 균형 감각 상실, 시야의 검은 점 등 이상 증세를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훈련 중 공에 맞은 후유증으로 여겨졌지만, 뢰벅은 직감적으로 단순한 뇌진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정밀 검사 결과, 좌측 후두엽에 경색이 발견됐고, 이는 뇌졸중의 한 형태였다.
진단 직후 그녀는 12주 동안 훈련이 금지됐다. "6주 동안 강아지 산책도 못 했어요. 집 밖을 나가지도 못했죠. 혼자서는 모든 것이 두려웠어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전 항상 독립적인 사람이었거든요"라고 회상했다.
15살 때부터 몸담았던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뢰벅은 현재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진단 후 303일 만인 지난 12월, 레알 베티스전에서 바르셀로나 데뷔전을 치렀다.
"축구가 전부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축구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그게 힘들었어요. 제 정체성이 '축구선수 엘리'였으니까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현재 뢰벅은 커피 로스팅 회사를 운영하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는 카페를 열고 싶어요"라는 그녀는 이제 11개의 잉글랜드 A매치 출장 기록을 보유한 국가대표 골키퍼로서, 매일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