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날두와 페페는 축구를 넘어선 깊은 우정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스포르팅 CP 유스팀 시절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2009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재회하며 더욱 돈독해졌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약 10년간 함께 뛰며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페페는 세르히오 라모스와 함께 세계 최고의 센터백 듀오로 평가받았지만, 2017년 부상 문제로 베식타스로 이적하게 된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페페와의 재계약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호날두는 절친한 친구를 붙잡기 위해 자신의 급여 일부를 양보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했다.
페페는 최근 레나센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호날두와 많은 대화를 나눴고, 그는 내가 레알에 남기를 원했다"면서 "하지만 클럽에서의 내 시간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많은 것을 희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날두가 '돈 때문이라면 내 급여를 양보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페페는 "돈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유"라며 터키 행을 선택했다고 털어놓았다.
2012년의 한 사건은 두 선수의 깊은 우정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발렌시아와의 리그 경기에서 페페는 이케르 카시야스와 충돌해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기를 모두 소화한 호날두는 곧바로 병원을 찾아 페페의 가족들과 함께 밤을 지새웠다.
페페는 그날의 기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기억의 일부를 잃어버렸지만, 다음날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채 침대에 묶여있었다"면서 "나중에 가족들에게 물어보니 호날두가 거의 밤새도록 병원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당시 내 아내는 첫째 딸 안젤리 출산을 5일 앞두고 있었고, 부모님도 손녀 출산을 보러 오신 상태였다. 호날두는 내가 있는 병실이 아닌, 걱정하는 가족들과 함께 있어주었다"고 밝혔다.
2024년 은퇴를 선언한 페페와 달리, 호날두는 여전히 알 나스르에서 활약하고 있다. 오는 목요일 사우디 프로리그 알 페이하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호날두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