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니코 코바치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2026년까지 계약 기간으로, 현재 분데스리가 11위에 머물러 있는 팀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를 위한 상위권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누리 샤힌 전 감독 경질 이후 8일 만에 이뤄진 이번 선임은 구단의 새로운 도전이다. 53세의 코바치는 일찍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로제르 슈미트와 랄프 랑닉, 슈투트가르트의 세바스티안 회네스 등도 물망에 올랐었다.
도르트문트는 당초 시즌 말까지 임시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었으나, 코바치가 단기 계약을 선호하지 않았다. 올 여름 클럽 월드컵 참가를 앞둔 상황에서 6-7월에 다른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결국 양측은 2026년까지 18개월 계약에 합의했다.
코바치의 선임은 도르트문트의 전통적인 행보와는 거리가 있다. 그는 도르트문트에서 선수 경력이 없을 뿐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팀의 스타일과 다른 실용주의적 성향을 보여왔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바이에른 뮌헨, AS모나코, 볼프스부르크, 크로아티아 대표팀 등에서 감독을 역임하며 다양한 전술을 구사했지만, 도르트문트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떠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 시절의 이상을 쫓고 있는 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에서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을 지출하고 있지만,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코바치가 직면한 과제는 만만치 않다. 구단 내부적으로 라스 리켄 CEO와 세바스티안 켈 스포츠 디렉터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고, 켈과 기술 디렉터 스벤 미슬린타트 사이에도 이견이 존재한다. 이적시장 마감을 4일 앞둔 상황에서 왼쪽 풀백과 중앙 수비수, 미드필더 보강이 시급하지만, 켈은 "아무것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코바치의 능력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2018년 프랑크푸르트를 이끌고 DFB 포칼 우승을 차지했을 때처럼, 견고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구사하는 그의 스타일은 도르트문트의 현재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