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르트문트가 위기의 수렁에 빠졌다. 분데스리가 10위에 머물러 있는 이들은 2025년 들어 단 한 승도 거두지 못했고, 최근 일주일 사이 바이어 레버쿠젠, 홀슈타인 킬,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3연패를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누리 사힌 감독은 화요일 볼로냐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패배할 경우 경질될 위기에 처해있다.
구단은 여전히 사힌 감독의 지도력을 믿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도르트문트의 낮은 리그 순위는 그들의 부진을 완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홈구장인 베스트팔렌 슈타디온을 떠나면 팀은 방향을 잃은 듯 보인다. 개인적인 실수들이 이어졌고, 자기연민과 특권의식이라는 독성이 경기마다 드리워져 있었다.
라스 리켄 CEO와 세바스티안 켈 스포츠 디렉터는 공개적으로 사힌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전 독일 대표 마리오 바슬러는 스포츠1의 도펠파스에서 "그는 카리스마가 전혀 없다.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지역 언론에서도 사힌에 대한 지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힌은 2024년 1월 에딘 테르지치의 코치진으로 도르트문트에 복귀했다. 그는 터키 슈퍼리그 안탈리아스포르에서 2년간의 지도자 경력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테르지치의 추천으로 감독직에 올랐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도르트문트와의 인연이었다. 클럽 유스 출신이자 1군에서 200경기 이상을 뛴 그는 지역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도르트문트 팬이었다.
현재 도르트문트는 왼쪽 수비수,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 등 주요 포지션에서 선수 부족을 겪고 있다. 제이미 기텐스를 제외하면 과거처럼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선수를 발굴해내는 능력도 약화됐다. 7년 동안 5명의 감독을 거치면서 팀의 정체성도 흐려졌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볼로냐전 승리 시 챔피언스리그 16강 직행이 가능하고, 기텐스와 펠릭스 느메하의 성장도 이끌어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보다 24골이나 적게 넣고 2배 이상 많은 실점을 기록하는 등 부정적인 면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원정에서 선제골을 내준 5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는 점은 팀의 리더십 부재를 보여준다.
사힌이 해답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문제의 전부라고 보기도 어렵다. 도르트문트의 위기는 더 깊은 곳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