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널이 레스터시티 원정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승리의 주인공은 예상치 못한 공격수로 변신한 미켈 메리노였다.
아스널은 공격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카이 하베르츠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이 결정된 상황에서 다른 공격 자원도 마땅치 않았다. 아르테타 감독은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레안드로 트로사르를 공격수로 기용했지만, 레스터시티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69분, 아르테타 감독은 부진한 라힘 스털링을 교체하고 지난 8월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3260만 파운드에 영입한 미드필더 메리노를 투입했다. 이는 절박함과 임기응변이 섞인 전술 변화였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88cm의 장신인 메리노는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 에단 느와네리의 크로스를 강력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2분 뒤에는 자신감 넘치는 마무리로 추가골까지 성공시켰다. 2016년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한 메리노의 활약으로 아스널은 15경기 무패(10승 5무) 행진을 이어갔다.
아르테타 감독은 "미켈은 위험한 순간을 감지하고 골문 앞에서 뛰어난 타이밍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차분했고, 훌륭한 골을 두 개 넣었으며 한두 골 더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리노 본인은 공격수 변신에 대해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BBC 매치 오브 더 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아침 코치진으로부터 이 옵션에 대해 들었을 때 큰 뉴스였다. 선수 생활에서 처음으로 이 포지션에서 뛰었지만, 다행히도 우리 팀은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17세의 느와네리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메리노의 첫 골을 어시스트한 그는 경기 중 두 차례나 골대를 강타하는 등 아스널의 공격을 이끌었다. 또 다른 10대 선수인 마일스 루이스-스켈리도 무실점 수비에 기여했다.
한편 메리노는 승리 후 재치 있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발렌타인데이에 아내에게 선물을 주는 것을 잊어서 이 골들을 아내에게 바친다. 장미와 초콜릿보다 더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승리로 아스널은 선두 리버풀과의 승점 차이를 4점으로 유지했다. 다만 리버풀이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