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에고 루나의 코뼈가 부러진 상태에서도 미국 축구대표팀은 3-0 승리를 이끌어냈다. 미국이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열린 경기에서 거둔 승리는 미국 메이저리그 축구(MLS) 선수들의 능력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루나는 전반전에만 뛰었지만, 그의 얼굴은 마치 15라운드의 복싱 경기를 치른 것처럼 보였다. 코에는 지혈용 솜이 꽂혀 있었고, 얼굴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심지어 피를 닦아내기 위해 유니폼까지 갈아입어야 했다.
하지만 리얼 솔트레이크의 떠오르는 스타 루나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직후에도, 21분경 브라이언 화이트에게 절묘한 스루패스를 연결해 선제골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TNT와의 인터뷰에서 "코가 부러졌다는 사실이 놀라웠지만, 선수들을 겁주고 싶지 않아서 말하지 않았다"며 "'어떠냐'고 물었더니 '코치님, 적어도 전반전까지는 뛰게 해주세요. 의사 선생님께 허락을 받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어시스트로 득점까지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화이트는 자신의 첫 A매치 골을 기록했고, 케이든 클라크도 후반전에 멋진 슈팅으로 첫 A매치 골을 신고했다. 패트릭 아기에망은 교체 출전 후 환상적인 골로 2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미국의 3-0 승리를 완성했다.
베테랑 골키퍼 잭 스테펜은 여러 차례 인상적인 선방을 펼치며 무실점 승리를 지켜냈다. 콜로라도 래피즈 소속인 그는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첫날부터 선수들에게 이 두 경기를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앞으로도 대표팀에 합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선수들의 태도와 경기력, 오늘의 퍼포먼스에 매우 만족한다. 유럽파 선수들을 데려올 수도 있지만, 오늘 같은 경기력을 보면 미래가 매우 밝다"고 평가했다.
이번 경기는 지난 토요일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거둔 3-1 승리에 이은 1월 캠프의 성공적인 마무리였다. MLS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이번 대표팀은 개인과 팀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