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11경기에서 6패를 기록하며 1932년 이후 최악의 출발을 보였던 아모림 감독의 전술적 비전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최근 안필드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더욱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모습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초반 고전과 데이터로 본 하락세
프리미어리그 9경기에서 아모림 감독은 전임 감독이 기록했던 11점보다 저조한 8점을 획득했다. 점유율은 소폭 상승(53%→55%)했지만, 전반적인 경기 지표는 하락세를 보였다. 하이 터노버가 83회에서 56회로, 압박 시퀀스는 128회에서 100회로, 총 이동거리는 976.2km에서 966.5km로 감소했다.
3-4-3 포메이션 도입 초기에는 팀이 무질서해 보였고, 압박이 효과적이지 못했다. 이는 인적 구성의 불일치 또는 아모림의 고강도 압박과 점유 기반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훈련 시간 부족 때문으로 보인다.
일관성을 통한 안정성 확보
12월 22일 본머스에 0-3으로 패한 후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 전까지 아모림은 매 프리미어리그 경기마다 백스리, 미드필드 듀오, 윙백 듀오, 인사이드 포워드 듀오를 교체했다. 이후 평균 라인업 변경 횟수가 경기당 4회에서 3회로 줄었다.
안필드 경기는 아모림 체제에서 처음으로 동일한 백5를 연속 선발한 경기였다. 데 리흐트, 매과이어, 마르티네스로 구성된 수비진은 이전까지 실점의 56%를 차지했던 크로스 대응에서 특히 나은 호흡을 보여줬다.
미드필드의 부활과 전술적 혁신
우가르테와 마이누의 미드필드 파트너십이 3-4-3 시스템의 이전 취약점을 보완했다. 안필드에서 이들의 에너지와 전술적 규율은 뉴캐슬전 0-2 패배에서 드러났던 공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창의적인 패스와 전술적 책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미드필더로서 이상적인 역할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아모림 부임 이후 21개의 득점 기회를 만들며 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공격진의 잠재력과 개인 퍼포먼스
아마드 디알로는 새로운 시스템에서 성장하여 아모림 체제에서 맨유의 11골 중 8골(3골 5도움)에 관여했다. 21회의 성공적인 드리블은 아모림의 전술적 틀 안에서 공격 잠재력을 보여준다.
안필드 경기에서는 특히 디오고 달롯의 윙백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70회의 터치와 전진적인 포지셔닝은 전술적 구조를 유지하면서 상대의 수비적 약점을 공략하려는 아모림의 전략을 잘 보여줬다.
완전한 변화를 선언하기엔 이르지만, 안필드에서의 경기는 압박과 직선적이며 전술적으로 일관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들고자 하는 아모림의 비전이 실현 가능하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앞으로의 경기들이 이 성과가 진정한 전환점인지, 아니면 맨유의 전술적 진화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휴식일 뿐인지를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