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이자 스코틀랜드 축구의 자존심이었던 데니스 로가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로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우리 아버지 데니스 로가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다"면서 "힘든 투병 생활을 하다가 마침내 평화를 찾았다"고 밝혔다. 로는 2021년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진단을 받은 바 있다.
'킹' 또는 '로맨'이라는 애칭으로 불린 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1년간 활약하며 404경기에서 237골을 기록했다. 이는 웨인 루니와 바비 찰턴에 이어 클럽 역대 득점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스코틀랜드 애버딘 출신인 로는 허더스필드 타운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토리노에서도 활약했으며, 스코틀랜드 국가대표로 55경기에 출전해 30골을 넣어 자국 역대 최다 득점자 공동 1위에 올랐다.
특히 로는 1964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유일한 스코틀랜드 선수로 기록됐다. 1963년 스코틀랜드 대표팀에서 7경기 11골을 기록하고,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월드 레스트 팀 소속으로 득점을 기록하는 등 탁월한 활약을 펼친 것이 수상의 원동력이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구단 성명을 통해 "스트레트퍼드 엔드의 왕을 잃었다"면서 "그는 클럽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사랑받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로는 선수 시절 세 차례나 영국 이적 신기록을 세웠다. 1960년 허더스필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5만5천 파운드에 이적했고, 이듬해 토리노로 11만 파운드에 옮겼다. 1962년에는 11만5천 파운드의 이적료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FA컵 1회, 잉글랜드 리그 우승 2회를 차지했다. 1968년 클럽이 첫 유러피언컵(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때는 부상으로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은퇴 후에는 TV 해설가로 활동했으며, 자선단체 '풋볼 에이드'의 후원자와 '데니스 로 레거시 트러스트'를 설립해 지역사회 봉사와 스포츠 참여 확대에 힘썼다. 2016년에는 축구와 자선 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CBE 훈장을 받았으며, 애버딘과 올드 트래퍼드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