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사커(MLS)에서 활동하는 흑인 선수들의 연대조직 'Black Players for Change(BPC)'가 창립 5주년을 맞이하며, 스포츠를 통한 평등과 인권 신장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약속했다.
BPC는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브레오나 테일러 사건 등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설립됐다. BPC의 공동 설립자인 제레미 에보비세는 "2020년의 정치적, 인종적 혼란이 계기가 됐지만, 스포츠를 통한 평등 실현이라는 우리의 핵심 가치는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BPC의 앨런 홉킨스 사무총장은 "MLS는 미국의 프로스포츠 리그 중에서도 가장 다양성이 높은 편"이라며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프리카계 카리브해인, 아프리카계 유럽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선수들이 자신들의 대의와 우려사항을 제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BPC의 활동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2023년 MLS에서 13건이었던 인종차별 사건이 2024년에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2024년 2월에는 프로스포츠 최초로 반차별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여했으며, 다양성 채용 정책을 통해 리그 내 소수인종 출신 지도자와 임원의 비율을 높이는 데도 일조했다.
공동 설립자 저스틴 모로우는 "일부 선수들은 자금이 필요하고, 어떤 이들은 관심이나 인맥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스포츠 업계의 의사결정자들과 협력하여 필요한 자원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정치적 상황은 BPC의 활동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관련 정부 지원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DEI 정책을 표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에보비세는 "이런 순간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미국에서 인종 평등의 진전이 있을 때마다 이런 반발이 있어왔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홉킨스 사무총장은 "역풍이 실재하지만, 우리는 더욱 의욕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2026년 월드컵은 중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