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폴레옹은 "좋은 장군보다 운 좋은 장군이 낫다"고 했다. 바르셀로나 축구클럽의 회장 조안 라포르타를 보면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지난 주말 수페르코파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거둔 압도적인 승리는 라포르타의 2기 회장 취임 4주년을 기념하기에 더없이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더욱이 최근 불신임 투표 움직임이 일고 있던 상황에서 거둔 승리라 그 의미가 남달랐다.
62세의 변호사 출신인 라포르타는 '악동'이자 '무법자'로 불린다. 하지만 그와 바르셀로나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21년 전 처음 회장직에 올랐을 때, 그는 클럽의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리오넬 메시라는 보물을 발견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6년간 무관에 시달리며 재정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역사상 최고의 축구선수가 될 메시를 발굴한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라포르타의 행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기 회장 임기 중이던 작년, 15세의 라미네 야말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 수페르코파 결승전에서 야말은 메시와 호날두보다 더 빠른 속도로 클라시코 2호골을 기록하며 새로운 천재의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라포르타의 성공이 단순히 행운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2003년 첫 회장 선거에서는 데이비드 베컴 영입설을 교묘하게 활용해 당선됐다. 사실 베컴은 이미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결정한 상태였지만, 라포르타는 이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라포르타의 이력에는 논란도 적지 않다. 군 복무 시절에는 낙타고기 급식에 반발하고 무단이탈을 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고, 2005년에는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과잉 대응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최근에는 메시를 방출하고 슈퍼리그 참여를 지지하는 등 논란적인 결정들을 이어갔다.
4년 전 재선 당시 그는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베르나베우가 보이는 마드리드의 고층 건물에 대형 포스터를 내걸었다.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는 문구와 함께 그의 도발적인 얼굴이 담긴 포스터는 전쟁 선포와 다름없었지만, 바르셀로나 팬들은 이를 열광적으로 환영했다.
라포르타는 수많은 위기와 논란 속에서도 클럽을 이끌어가고 있다. 최근 재정적 어려움으로 일부 선수들의 등록이 취소되는 위기도 정부의 개입을 이끌어내며 해결했다. 그의 리더십은 전통적인 모범 사례와는 거리가 멀지만, 바르셀로나의 지속적인 성공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