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로싸커 = 이수림 기자]
뉴캐슬, 56년 만에 우승 트로피 손에 쥐다... 댄 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리버풀을 2-1로 제압하며 56년 만에 국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웸블리에서 펼쳐진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뉴캐슬 팬 출신의 댄 번이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었다.
"나는 지금 잠들고 싶지 않아요. 모든 게 꿈같아서 자고 나면 다 거짓말처럼 느껴질까 봐요." 경기 후 댄 번은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32세의 번은 잉글랜드 대표팀 첫 발탁 소식을 들은 지 이틀 만에 자신이 평생 사랑해온 클럽을 위해 결승골을 터뜨렸다.
번의 득점은 뉴캐슬이 1976년 이후 처음으로 컵 결승전에서 기록한 골이다. 트리피어의 코너킥을 받아 약 12야드 거리에서 헤더로 연결한 그의 골은 웸블리를 뒤흔들었다. 후반에는 알렉산더 이삭이 추가골을 기록했고, 리버풀은 경기 후반 페데리코 키에자의 골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에디 하우 감독은 "댄에게 정말 놀라운 한 주였다. 오늘 그의 수비 활약도 대단했다"라며 "우리는 2주 동안 그 코너킥을 끊임없이 연습했다. 장거리에서 완벽한 헤더를 연결했다. 정말 놀라운 골이었고, 그가 그 골을 넣었다는 것이 너무 의미 있다"고 칭찬했다.
하우 감독은 맥주 냄새를 풍기며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그는 조엘린턴과 다른 선수들로부터 맥주를 뒤집어썼다고 밝혔다. 번은 "내일(잉글랜드 대표팀 훈련) 오전 8시에 가장 먼저 도착할 거예요"라고 덧붙이며 책임감도 잊지 않았다.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은 왜 196cm 장신인 번이 자유롭게 헤더를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보통 선수들은 우리의 구역 수비로 접근하지만, 그렇게 먼 거리에서 그런 힘으로 코너를 헤더로 연결해 골을 넣는 선수는 본 적이 없다. 100번 중 99번은 골로 연결되지 않을 상황이었다"라며 번의 능력을 인정했다.
뉴캐슬 팬들은 1969년 인터-시티 페어스컵 이후, 국내 대회로는 1955년 FA컵 이후 트로피가 없어 '저주'를 느껴왔다. 그동안 30개의 다른 잉글랜드 리그 클럽들이 주요 트로피를 들어올린 반면, 뉴캐슬은 1998년과 1999년 FA컵 결승, 2023년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패배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우 감독은 "나에게 그 저주는 존재하지 않았다. 트로피를 기다린 시간이 길었기에 모두가 이 날을 잊지 못할 것이다. 트로피를 획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은 최고의 방법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을 상대로 우리가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2년 전 웸블리 패배에서 배운 점을 공유했다. "첫 웸블리 경기는 매우 감정적이었다. 선수들과 관중들에게서 그걸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이 우리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방해 요소를 제거하고 프리미어리그 경기 준비와 비슷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브루노 기마랑이스 뉴캐슬 주장은 "이 모든 것은 팬들을 위한 것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역사에 내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우승팀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 팬들에게 이것은 월드컵과 같다. 사람들은 뉴캐슬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성장했다"며 "이곳은 내 두 번째 고향이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고 있다. 언젠가 이 클럽을 떠날 때 팬들이 알란 시어러에게 하듯이 내 이름을 불러주길 바란다. 그는 경기 전에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정말 감동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에디 하우는 해리 레드냅이 2008년 포츠머스와 함께 FA컵을 들어올린 이후 잉글랜드 출신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메이저 트로피를 획득한 감독이 되었다. 하우는 "오늘 밤은 전문가답게 행동하지 말고 내일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선수들을 격려했다"며 축하 분위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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