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면 유럽의 주요 축구 리그들은 휴식기를 가지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예외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동계 휴식기 없이 계속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프리미어리그는 1월 2일부터 30일 사이 2주간의 휴식기를 가졌다. 2019-20시즌에 처음 도입된 이 제도는 유럽의 다른 리그처럼 선수들에게 휴식을 제공하자는 오랜 논의 끝에 시행됐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여름 유럽선수권대회와 코파 아메리카로 인해 시즌 시작이 늦춰진 데다, UEFA 클럽대회의 새로운 리그 단계가 1월 말에 추가되면서 일정이 더욱 빡빡해졌다.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에 참가하는 7개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일정을 고려할 때 휴식기를 넣을 여유가 없었다.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와 회복만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은 패턴"이라며 "근육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경기와 회복만 반복하면 부상 방지뿐 아니라 선수의 기량 발전에도 중요한 신체적 능력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독일 분데스리가나 스페인 라리가 선수들은 겨울 휴식기를 즐기고 있다. 레버쿠젠의 제레미 프림퐁은 가나의 아동보호시설을 방문했고, 동료 그라니트 자카는 코소보에서 모발이식을 받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주드 벨링엄은 형 조브가 뛰는 선덜랜드의 경기를 관람했고, 바르셀로나의 다니 올모는 미국 밀워키에서 NBA 경기를 관람하며 휴식을 보냈다.
잉글랜드 여자 슈퍼리그는 12월 16일부터 1월 16일까지 32일간의 휴식기를 가졌다. 리버풀의 매트 비어드 감독은 "선수들이 쉬어야 한다. 특히 해외 선수들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스널의 스테프 캣리는 "선수마다 몸 관리 방식이 다르다"며 "긴 휴식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지만, 개인에 맞는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축구는 전통적으로 연말연시 '박싱데이' 경기를 비롯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왔다. 올해는 특히 국제대회와 유럽 클럽대회의 확대로 인해 더욱 여유 없는 일정을 보내게 됐다.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부상 방지라는 과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