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데시마'에서 새로운 기록까지, 안첼로티가 들려주는 레알 마드리드 우승의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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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시마'에서 새로운 기록까지, 안첼로티가 들려주는 레알 마드리드 우승의 비하인드

'라데시마'에서 새로운 기록까지, 안첼로티가 들려주는 레알 마드리드 우승의 비하인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도하 인터컨티넨탈컵에서 멕시코의 파추카를 3-0으로 제압하며 그의 15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다. 미구엘 무뇨스의 기록을 경신한 이 순간,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2014년 리스본의 뜨거운 밤이었다.

"모든 선수가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죠.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압박을 즐기는 법을 배웠다는 겁니다." 당시를 회상하는 안첼로티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은 12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중압감에 짓눌려 있었다. 하지만 그의 훈련장은 달랐다. 긴장감 속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선수들은 점차 자신감을 되찾아갔다.

안첼로티의 전술적 혁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디 마리아를 중앙 미드필더로 전환시켰고, 이는 적중했다. 아르헨티나 윙어의 폭발적인 돌파력은 중원에서도 빛을 발했다. 베일에게는 더 많은 자유를 허락했다. "가레스는 본능적인 선수예요. 그의 재능을 가두지 않는 게 중요했죠." 호날두와 벤제마, 페페의 부상 속에서도 팀이 흔들리지 않은 것은 이러한 세세한 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그의 아들이자 당시 코치였던 다비데 안첼로티의 역할이 컸다. 젊은 코치는 벤제마와 함께 새로운 움직임을 연구했고, 이는 결승전의 중요한 순간마다 빛을 발했다. "다비데는 선수들의 언어를 잘 이해했어요. 때로는 아버지보다 더 가깝게 소통하더군요." 안첼로티의 말에서 아들에 대한 신뢰가 느껴졌다.

"세르히오 라모스의 동점 헤더는 단순한 골 그 이상이었습니다."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라모스의 헤더는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연장전에서 레알은 4-1 승리를 거두며 숙원이었던 '라데시마'를 이뤄냈다. "그 순간 선수들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우리는 그저 승리한 게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의 DNA를 증명한 거죠."

8년이 흘러 파리에서 맞이한 또 다른 결승전. 리버풀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네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안첼로티는 이제 또 다른 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2024년 마지막 경기인 세비야전을 앞둔 그의 눈빛에서, 우리는 여전히 그 때의 열정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안첼로티가 만들어낸 팀 문화다. 페페는 결승전을 앞두고 자신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다며 자진해서 벤치를 선택했다. "개인의 영광보다 팀의 안정을 선택한 페페의 결정은 우리 팀의 정신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헌신적인 태도는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15번째 트로피의 순간에도 그는 자신보다 선수들을 먼저 언급했다.

"축구는 결국 사람이에요. 전술과 기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서로를 믿는 마음이죠."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돈 카를로' 안첼로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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