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파뇰과 아틀레틱 클럽의 라리가 경기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간) 열린 경기에서 홈팀 에스파뇰 서포터들이 마로안 사나디를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는 전반 17분경 기예르모 쿠아드라 페르난데스 주심이 반인종차별 프로토콜을 발동하며 중단됐다. 전광판에는 경고 메시지가 표시됐으며, 추가 사건 발생 시 경기가 일시 중단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는 방송이 나갔다.
아틀레틱 클럽의 이냐키 윌리엄스는 "축구는 즐기러 오는 것"이라며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반전 코너킥 상황에서 관중석에서 마로안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는 "이곳에서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몇 년 전 나도 당했다"면서도 "4명의 행동이 에스파뇰 팬 전체를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아틀레틱 감독은 "당시에는 마로안인지 이냐키인지 몰랐고, 심판이 프로토콜을 발동했다고만 설명했다"며 "하지만 누구를 향한 것이든 상관없다. 우리 선수든 상대 선수든, 이 경기장이든 다른 경기장이든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스페인 축구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인종차별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윌리엄스도 2020년 같은 경기장에서 원숭이 소리를 들었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반복적으로 인종차별의 표적이 되었다. 지난해 6월에는 발렌시아 팬 3명이 비니시우스를 향한 인종차별로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이는 스페인 최초의 판결이었다.
라리가와 스페인축구협회(RFEF)는 축구계의 인종차별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마요르카 팬이 비니시우스와 사무엘 추크우제를 모욕한 혐의로 12개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며, 10월에는 비니시우스를 향한 혐오 캠페인을 벌인 4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바르셀로나의 알레한드로 발데가 헤타페 원정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