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토트넘 팬들이 구단주와 다니엘 레비 회장을 겨냥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14일(현지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앞에서는 1,000명 이상의 팬들이 모여 "레비 아웃"과 "ENIC(구단주) 아웃"을 외치며 시위를 진행했다.
'토트넘을 위한 변화(Change for Tottenham)'라는 팬 단체가 주도한 이번 시위에서는 경기장까지 행진하며 '변화가 필요한 시간'과 '24년, 16명의 감독, 1개의 트로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다. 최근 홈과 원정 경기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수막들이 목격되고 있다.
시위 주최측 제이 코글린은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팬들이 구단 운영 방식에 지쳐있다"며 "우리는 경기장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경기장 밖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토트넘의 실망스러운 성적도 팬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맨유전을 앞두고 프리미어리그 15위에 머물러 있는 토트넘은 최근 8경기에서 단 1승을 거두는데 그쳤다. 레비와 ENIC이 25년 전 알란 슈거 경으로부터 구단을 인수한 이후 토트넘이 획득한 트로피는 2008년 리그컵이 전부다.
다만 레비 체제에서 토트넘은 12억 파운드 규모의 최신식 경기장과 훈련시설을 건설하는 등 인프라 측면에서 큰 발전을 이뤘고, 같은 기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구단이 됐다.
'토트넘을 위한 변화'의 공동 설립자 린든 웨이드는 "궁극적으로 우리는 레비의 퇴진을 원하지만, 그가 보유한 지분을 고려하면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화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BBC 스포츠는 구단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레비 회장이 이번 시위와 이번 시즌 팀의 부진한 성적에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