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어리그 선두 리버풀이 2부리그 최하위 플리머스에 0-1로 패하며 FA컵 4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번 패배로 아르네 슬롯 감독은 리버풀 부임 후 첫 번째 실수를 기록했다. FA컵을 가볍게 여긴 대가를 톡톡히 치른 것이다. 슬롯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을 10명이나 교체하며 플리머스를 가볍게 본 모습이었다.
루이스 디아스, 디오고 조타, 페데리코 키에사 등 국가대표급 공격수들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이들은 FA컵 경기를 마치 귀찮은 일처럼 플레이했다. 더구나 모하메드 살라, 버질 반 다이크, 알렉스 맥칼리스터 등 주전 선수들은 벤치에도 없었다.
경기 초반 주장 조 고메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20세 신예 아이작 마바야가 투입됐고, 트레이 뇨니 등 젊은 선수들의 활용도 실패로 돌아갔다.
결정적인 순간은 52분에 찾아왔다. 하비 엘리엇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라이언 하디가 성공시키며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이어진 공격에서도 하디는 골키퍼 켈레허의 선방에 막혀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웨인 루니 경질 이후 미론 무슬리치 감독 부임으로 활기를 되찾은 플리머스는 골키퍼 코너 해저드의 신들린 선방과 니콜라 카틱, 막심 탈로비에로프의 견고한 수비로 리버풀의 공세를 막아냈다. 카틱은 전반전 중 동료와 충돌로 앞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경기 후 슬롯 감독은 "플리머스가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좋은 전술로 승리할 자격이 있다"며 "우리는 좋은 경기를 하지 못했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는 2018년 2월 맨체스터 시티가 위건에 패한 이후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선두 팀이 하부리그 팀에게 FA컵에서 탈락한 사례다. 또한 리버풀이 리그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하부리그 팀에게 FA컵에서 패한 것은 1984년 1월 브라이턴전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