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리버풀을 사랑해온 한 선수가 이제 자신의 꿈의 팀을 상대로 그라운드에 서게 된다. 아크링턴 스탠리의 24세 공격수 조쉬 우즈의 이야기다.
불과 두 달 전, 우즈는 리버풀과 레버쿠젠의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열린 안필드의 콥 엔드에서 'You'll Never Walk Alone'을 열창했다. 이제 그는 FA컵 3라운드에서 자신이 평생 응원해온 팀과 맞서게 됐다.
스티븐 제라드와 페르난도 토레스를 우상으로 삼고 자란 우즈는 2022년 FA컵 결승전에서 리버풀이 첼시를 꺾고 우승하는 장면도 웸블리에서 직접 목격했다. 그의 아버지 데일은 한때 안필드의 경기장 관리인이었고, 26세인 형 코너는 리버풀 유스 아카데미 출신으로 현재 워링턴 타운에서 뛰고 있다.
장난꾸러기에서 프로 선수로
우즈가 처음 안필드 잔디를 밟은 것은 5살 때였다. 형의 아카데미 경기를 보다가 담장을 넘어 그라운드에 침입했고, 부모님의 다급한 외침 속에 경기장 관리인들에게 쫓겨났다. 그즈음 그는 리버풀이 2005년 AC밀란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후 들어올린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발사에서 축구선수로
우즈의 축구 선수 길은 특이했다. 12살부터 이발을 시작해 번 돈으로 리버풀 경기를 보러 다녔다. "옴스커크에서 커크데일까지 기차를 타고 안필드까지 15분을 걸어갔죠. 그때는 제가 프로 축구 선수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라고 그는 회상했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야 우즈는 자신의 운동 능력을 발견했다. 학교에서 가장 빠른 선수를 제치고 달리기에서 우승한 후, 자신의 신체가 변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데이리그에서 실력을 키우다 클레이 브로우 소속으로 뛰던 중 발탁되어 2021년 아크링턴과 계약했다.
꿈의 무대를 앞두고
FA컵 추첨에서 아크링턴과 리버풀의 대진이 확정됐을 때, 우즈가 소파에서 펄쩍 뛰며 기뻐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한 시간 동안은 충격에 빠져있다가 감정이 폭발했죠."라고 그는 말했다.
리그2에서 19위를 달리고 있는 아크링턴으로서는 이번 시즌 29경기에서 단 2패만을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선두 리버풀을 상대하는 것이 큰 도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즈는 이 특별한 순간을 최대한 즐기면서도 프로페셔널한 자세를 잃지 않겠다는 각오다.
평균 관중 2,434명의 리그2 경기와는 달리, 이번 경기에는 약 5,000명의 아크링턴 팬들이 동부 랭커셔에서 안필드까지 원정을 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