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이 FA컵에서 팀의 예상치 못한 패배 후 강력한 수비 발언을 내놓았다. 슬롯 감독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FA컵에서 주요 선수들을 휴식시킨 것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리버풀은 챔피언십(2부리그) 최하위 플리머스 아가일과의 FA컵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슬롯 감독은 지난 목요일 토트넘을 상대로 리그컵 결승 진출을 확정한 팀에서 10명의 선수를 교체 기용했다.
이에 대해 FA컵을 경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슬롯 감독은 "대부분의 결정에는 이유가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최근 몇 주간 매주 2경기씩 치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주전 선수들이 일주일에 한 경기만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선발 라인업에는 루이스 디아스, 디오고 조타, 페데리코 키에사 등 7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함됐음에도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슬롯 감독은 "골키퍼가 한두 차례 좋은 선방을 보여줬지만, 우리는 거의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특히 2월은 리버풀에게 중요한 한 달이 될 전망이다. 에버턴과의 마지막 굿디슨 파크 더비, 아스톤 빌라 원정,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경기, 뉴캐슬과의 홈경기 등 강행군이 예정돼 있다.
이전 감독 위르겐 클롭 시절에도 4개 대회 동시 진행의 부담이 팀에 악영향을 미친 바 있다. 2022년과 2024년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체력적, 정신적 피로가 지목됐다.
제이미 캐러거 전 리버풀 수비수는 다가오는 에버턴과의 더비를 "시즌 최대 경기"로 평가했다. 리버풀이 승리할 경우 2위 아스날과의 승점 차는 9점으로 벌어지게 된다.
슬롯 감독은 "모하메드 살라 같은 선수들이 항상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는 없다"며 "다른 선수들도 중요한 순간에 기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 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A컵의 전통적 가치가 퇴색되는 것은 아쉽지만, 이는 이미 2000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FA의 요청으로 클럽월드컵 출전을 위해 대회를 건너뛰면서 시작됐다. 현대 축구에서 리버풀 팬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수요일 에버턴과의 더비에서 승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