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턴의 새 구단주가 부임 후 첫 중대 결정을 내렸다. 피터버러와의 FA컵 3라운드 경기를 불과 3시간 앞두고 숀 다이쉬 감독을 전격 해임한 것이다. 이에 U-18팀을 이끌던 구단 레전드 레이턴 베인스가 주장 셰이머스 콜먼과 함께 임시 감독을 맡게 됐다.
극적인 하루의 전말
다이쉬 감독은 목요일 아침 평소처럼 핀치 팜 훈련장에 출근했다가 오후에 해임 통보를 받았다. 특히 이날은 혹한으로 인해 경기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지역 당국이 경기 진행을 승인한 직후 이 같은 결정이 내려져 더욱 충격적이었다.
베인스는 리버풀의 타이타닉 호텔에서 케빈 텔웰 기술이사로부터 이 같은 결정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정말 힘든 하루였습니다. 감독이 자리를 떠나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며, 보통 어려운 시기를 겪은 후에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과 낙관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베인스는 말했다.
당혹스러운 이별
구단은 공식 성명에서 다이쉬 감독의 공헌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경기장 밖에서 여전히 판매되던 매치데이 프로그램에 "최근 몇 차례 실망스러운 결과 이후 긍정적인 모멘텀을 만들어가겠다"는 다이쉬 감독의 칼럼이 실려 있었다는 점이다.
피터버러의 대런 퍼거슨 감독은 이번 해임 타이밍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 "숀이 오늘 아침에도 여기 있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봅니다. 경기 3-4시간 전에 감독이 해임되는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 타이밍은 모두를 놀라게 했죠."
미래를 향해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이 차기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1시즌 동안 구디슨 파크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61세의 모예스는 지난 여름 웨스트햄을 떠난 후 현재 공백 상태다. 에버턴의 전 주장 앨런 스텁스는 "현재 가능한 후보 중 최고는 데이비드 모예스"라며 "하루 이틀 내로 모예스가 에버턴에 부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산적한 과제
새로운 감독은 강등권 바로 위 16위에 머물러 있는 팀을 물려받게 된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승에 그쳤고 19경기에서 단 15골만을 기록한 상황에서, 1부리그 잔류라는 중대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전 에버턴 윙어 안드로스 타운센드는 "큰 그림에서 봤을 때 이번 구단주의 결정은 매우 우려스러운 신호"라며 "옳고 그름을 떠나서, FA컵 경기 3시간 전에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승점 감점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팀을 강등에서 구해낸 감독을 이렇게 대우하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타운센드는 팀의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에버턴은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할 만한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시즌 말에는 하위권과 거리가 멀어져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