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마스 투헬, 새 잉글랜드 감독 데뷔전서 루틴한 승리
잉글랜드의 새로운 사령탑 토마스 투헬이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그가 약속했던 '역동성과 강렬함'은 아직 찾아볼 수 없었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예선전에서 알바니아를 2-0으로 꺾은 경기는 기대만큼 화려하지 않았다.
투헬의 잉글랜드 데뷔전은 화려한 환영 행사와는 대조적으로 조용했다. 축구협회가 특별히 제작한 '토마스 투헬의 군대'라는 드럼앤베이스 트랙, 불꽃놀이, 그리고 '축구의 본고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거대한 현수막이 있었지만, 투헬 본인의 입장은 소박했으며 경기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유로 2024에서 스페인에 패한 게릿 사우스게이트의 팀에 대해 "강렬함, 명확성, 정체성, 패턴의 반복, 선수들의 표현력과 열정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던 투헬이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그가 언급한 요소들을 뚜렷하게 보여주지 못했다. 알바니아의 수비적인 전략과 잉글랜드 팀의 리듬 부족으로 인해 투헬의 잉글랜드는 사우스게이트의 잉글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승리는 승리다. 투헬의 임명 목적은 단기적으로는 알바니아와 다음 경기인 라트비아를 상대로, 장기적으로는 내년 월드컵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4-2-3-1 포메이션을 선택한 투헬은 맨체스터 시티의 필 포든을 오른쪽에, 애스턴 빌라로 임대된 마커스 래쉬포드를 왼쪽에 배치했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경기 후 투헬은 "이 포지션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기대했다"며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것만큼 결정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스널 왼쪽 수비수 마일스 루이스-스켈리에게 데뷔 기회를 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18세 176일의 나이로 루이스-스켈리는 잉글랜드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넣은 최연소 선수가 되었다.
잉글랜드는 알바니아 페널티 박스에서 34번의 터치를 기록했고, 상대 진영에서 4번의 볼 회수를 하며 74.2%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임시 감독이었던 리 카슬리의 마지막 경기인 아일랜드전(44번 터치, 6번 볼 회수, 73.6% 점유율)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이었다.
경기 초반 투헬은 잉글랜드가 알바니아를 압박해 실수를 유도할 때 두 번 열정적으로 박수를 쳤다. 첫 번째는 볼 소유권을 뺏었을 때, 다른 한 번은 강렬한 압박으로 상대가 볼을 터치라인 밖으로 보냈을 때였다. 이러한 강렬함은 그가 원하고 앞으로 더 많이 기대하는 것이다.
그는 팔을 흔들며 지시를 내렸지만 대부분 차분하고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물론 경기 내내 흥분할 만한 순간이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투헬은 14분이 지난 후 벤치에 앉아 3분 동안 머물렀고, 가끔 스태프와 대화하며 다시 터치라인으로 돌아왔다.
그는 주드 벨링엄의 정확한 패스로 루이스-스켈리가 골을 넣었을 때 주먹을 쥐고 큰 미소를 지었지만, 곧 조던 픽포드 골키퍼에게 긴 지시를 내리며 비즈니스로 돌아갔다.
투헬은 프리미어 리그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신체적 존재감과 세트피스 능력을 활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유로에서 잉글랜드의 가장 뛰어난 수비수 중 하나였던 기술적으로 뛰어난 크리스탈 팰리스의 마크 게이 대신, 207cm의 키를 가진 댄 번의 신체적 능력과 공중 장악력을 선택했다.
첫 경기를 마친 투헬은 "우리는 더 잘할 수 있고, 더 잘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경기가 끝난 후, 첫 3점을 획득한 투헬은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동안 빠르게 웸블리의 터널로 퇴장했다.
이날 경기는 영광스러운 새 시대의 분위기를 담고 있지는 않았지만, 투헬이 잉글랜드로 영입된 간단한 목적은 단 하나다. 바로 승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