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오늘 아침에 일어나면서 멋진 밤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가 한 이 말은 일요일 저녁 네이션스 리그 8강전에서 벌어진 극적인 상황을 예견한 듯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조차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경기장은 혼돈의 도가니였습니다.
4경기에서 총 21골이 터졌고, 그중 3경기는 연장전까지 갔으며, 2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접전이 펼쳐졌습니다. 공격 축구의 향연이었던 이날 경기에서는 무려 131번의 슈팅이 시도됐습니다.
각 경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프랑스 2-0 크로아티아 (합계 2-2, 승부차기 5-4 프랑스 승)
- 독일 3-3 이탈리아 (합계 5-4 독일 승)
- 포르투갈 5-2 덴마크 (합계 5-3 포르투갈 승)
- 스페인 3-3 네덜란드 (합계 5-5, 승부차기 5-4 스페인 승)
이로써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스페인이 6월에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와 뮌헨에서 열리는 네이션스 리그 준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극적인 경기의 시작은 포르투갈의 전설적인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페널티킥 실축에서 시작됐습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페널티킥을 얻은 40세의 호날두는 셀틱의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 앞에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시우' 세리머니를 보여줄 기회를 놓쳤습니다. 슈마이켈은 호날두의 페널티킥을 가볍게 막아냈습니다. 호날두의 경력 32번째 페널티킥 실축이었지만, 그도 지금까지 172개의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바 있습니다.
독일은 이탈리아를 상대로 전반에만 15분 간격으로 세 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장악했습니다. 특히 두 번째 골은 요슈아 키미히가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심판과 항의하는 사이 빠르게 코너킥을 실행해 자말 무시알라가 빈 골문에 슛을 넣는 기상천외한 장면이었습니다. 이는 2019년 리버풀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디보크 오리기에게 빠르게 크로스를 올려 골을 만들어낸 장면을 연상케 했습니다.
이 골의 숨은 주인공은 15세 소년 노엘 우르바니악이었습니다. 그는 볼보이로서 키미히에게 빠르게 공을 전달했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짧게 눈이 마주쳤어요. 그가 공을 원한다는 것을 보고 빠르게 던졌죠. 볼보이로는 처음이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는 1차전에서 0-2로 패한 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습니다. 52분이 지나서야 마이클 올리스가 25야드 밖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넣으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습니다. 이 골은 네덜란드의 멤피스 데파이가 스페인의 미켈 오야르사발의 선제골에 동점골로 응수한 직후에 터졌습니다.
한편, 이탈리아는 전반전에 0-3으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독일의 키미히는 전반전 자신들의 경기를 "보기에 매우, 매우 섹시했다"고 표현했지만, 이탈리아는 후반전에 완전히 다른 팀으로 돌변했습니다. 전반에 볼 터치가 7번에 불과했던 전 에버턴 공격수 모이제 킨이 두 골을 터뜨리며 기적 같은 역전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이탈리아는 경기 종료 15분을 남기고 페널티킥을 얻었다가 VAR 판정으로 취소되는 아쉬움을 겪었고, 후반 추가시간에 얻은 페널티킥은 성공시켰지만 결국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프랑스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는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우스만 뎀벨레가 올리스의 패스를 받아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습니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도 각각 덴마크, 스페인과의 경기를 연장전으로 이끌었습니다.
연장전 역시 극적인 장면들로 가득했습니다. 포르투갈은 프란시스코 트린카오의 85분 동점골에 이어 연장전에서 두 골을 추가하며 승부차기 없이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연장전에서는 17세 신성 라민 야말이 103분에 환상적인 득점으로 스페인을 앞서게 했지만, 네덜란드는 6분 후 자비 시몬스의 동점골로 응수했습니다. 네덜란드는 이날 경기에서 세 번이나 뒤진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어내는 투혼을 보여줬습니다.
결국 두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했고, 스페인의 승부차기에서는 네덜란드의 노아 랑과 스페인의 야말이 모두 실축한 후, 스페인 골키퍼 우나이 시몬이 도니엘 말렌의 슛을 막아내며 승리의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페드리가 성공시키며 스페인의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승부차기에서는 프랑스 골키퍼 마이크 메냥이 두 개의 슛을 막아내는 활약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쥘 쿤데와 테오 에르난데스의 실축으로 승부차기는 서든데스까지 이어졌지만, 메냥이 요시프 스타니시치의 슛을 막아낸 후 다요 우파메카노가 성공시키며 프랑스의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확신했고, 팬들을 다시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 이런 경기가 필요했습니다"라고 음바페는 경기 후 소감을 전했습니다.
결국 예상대로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스페인이 4강에 진출했지만, 이들이 보여준 극적인 경기 과정과 흥미진진한 장면들이 네이션스 리그의 특별한 밤을 만들어냈습니다.